동작구를 벗어나 마포구로
소이연남, 공그로트(gongrot), 곰팡이 마트, 홍대 사운드 카페 소리
(20.09.23)
거리두기 2.5단계가 해제되고 나서
처음으로 동작구를 벗어나 나들이를 갔다.
멀리 나가는 것도 쑤를 만나는 것도 오랜만이라
열심히 검색해고 준비했다.
좋은 검색 키워드를 찾는 중이다.
옛날에는 '존맛'정도면 충분했는데
이젠 어떤 글을 봐도 등가교환의 냄새가 물씬 난다.
가는 버스에서 책 읽기~
요즘 어깨가 너무 무겁고
나의 쓸모를 상실한 기분에 힘들었다.
'마치 삶이 멈춰 선 듯한 착각에' 빠지고
'고장 난 것이 기계가 아니라 내 삶이고 나라는 생각.'
애초에 '정상'이랄게 없는 인생이니 고장 날 수도 없고
멈춰 선 것 처럼 보여도 결국엔 움직이고 있는 게 내 인생.
나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인 것이다~
그 점을 잊지말자.
갑자기 분위기 쌀국수.
소이연남은 메뉴가 많진 않았다.
그래서 그냥 둘 다 소고기 국수를 먹었다.
고기는 내 취향이 아니었는데 국물은 진하니 맛났다.
나는 얇은 면, 쑤는 중간 면.
얇은 면은 얇아도 너무 얇아서 식감이 별로다.
쌀국수 : 9500원
쑤 앞에선 얼굴이 활짝 펴는 나..♡
이거 사랑이다.
밥 먹고 나니 5시쯤이었는데 6시까지 내야 할 서류가 있어
미리 봐 둔 카페 공그로트로 열심히 걸어갔다.
둘 다 길치인데 지도는 안보는 답없는 인간들이라
한참을 헤맸다.
커피는 정말 맛있었다.
두유가 좀 많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향이 너무 좋고 두유랑 아주 잘 어울렸다.
원두 뭐 쓰시는지 궁금할 정도.
소이 라테 : 4500원
커피는 훌륭했으나
이게 웬걸.. 분위기가 침묵의 방이었다.
너무 조용해서 눈 깜빡이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은 공간이다.
거짓말 안 보태고 중앙도서관보다 조용하다.
그래서 우리는 카톡으로 여기 왜 이렇게 조용하냐며
필담 아닌 필담을 나눴다.
6시가 되자마자 야외석으로 탈출했다.
퍄!
역시 야외가 좋다.
강아지 동반이 가능해서 야외는 강아지들이 앉는 자리인 것 같다.
우리가 막 도착했을 때도 귀여운 강아지가 있었다.
원래는 여기서 와인도 마실 수 있대서 와인 마시러 온 거였는데
영 그럴 바이브가 아니라 와인 가게를 구경만 했다.
와인 가게 이름이 곰팡이 마트다.
식료품 가게 상호에 곰팡이를 넣은 건 처음 본다.ㅋㅋ
또 이렇게 보니 곰팡이의 어감이 무척 귀엽다!
공그로트에서 나가는 길에 본 작은 서점.
어쩐지 포르토에서 지나가다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든다.
서점 앞에 작은 테이블이 서너 개 있어 앉아서 차도 마시고 책도 읽는가 보다.
보건교사 안은영의 리커버판 발견!
정 작가님 많이 버시고 작품 활동 오래오래 해주세요
마스크 끼고 쉴 새 없이 말하느라
목이 마른 우리는
사운드 카페 소리로 왔다.
음악 소리가 웅장하고 엘피가 가득 쌓여있는 곳이다.
이름은 카페인데 주류도 판매하신다.
신청곡을 작성하면 틀어주시는데
여기에 우리 밖에 없어서 더더 좋았다.
다른 사람들이 있었으면 그네들의 신청곡을 듣는 재미도 있었을 것 같다.
쑤가 노래를 불렀던 와인.
맥주랑 소맥만 말지 말고
가끔씩은 분위기 있는 데서 놀자.
안주가 최고 맛있었다.
가지토마토그라탕(?) 같은 류였는데 와인이랑도 잘 어울리고
가지 토마토는 역시 실패하지 않는 조합!
가지 맛있어 념념
이다음에 맥주랑 카프레제 샐러드도 마셨는데
맥주가 기깔나게 맛있었다. 샐러드도.
하지만 슬슬 취해가서 사진은 못 찍었다.
오늘 간 곳 중 소리는 또 가볼 만한 곳이다.
음식, 술, 분위기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는 곳이니
좋은 사람과 가서 네박자를 맞춰보세요~
귀소본능으로 택시 타고 귀가해서
쓰러져 잠들었다.
다음날의 숙취는 잠시 묻어두고
좋은 기억만 가져가도록 하자~
BYE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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