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1(만우절)
엄밀히 말할 것도 없이 취준생이 직업은 아니다. 그래서 누가 직업이 뭐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
근데 백수라고 하면 향방도 모른채 떠도는 느낌이 나지 않는가.
그래서 백수라고 하기 싫은데, 그말이 사람들을 가장 빠르게 이해시킬 수 있다.
저는 작년에 학교를 졸업했고요 그리고 지금은 고향에서 강아지랑 산책도 다니고 공부도 하고 하면서 살고있어요 이렇게 구구절절 말하느니..
그래서 어디가서 날 소개할 일이 생기면 백수라고 먼저 화두를 던져 기대감을 낮춘다음 직업을 얻기위해 뭐라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필한다.
요즘 클라이밍센터에 다니면서 뭐하냐는 질문을 참 많이 듣는데
이름을 묻는 건 민망하지만 직업 쯤이야 물어볼만 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직업을 가진 자들 답다.
언제인가 난 뉴스를 보다가 '저기 나오는 사람들은 다 직업이 있구나' 이런 생각을 했더랬다.
친구들한테 야 내가 이런 생각을 했다, 하고 말하고 웃어넘겼다.
내 맘대로 되는 것이 딱히 없기 때문에 내 기분이라도 좋게 좋게 두고 싶다.
일기를 쓰기로 한 것도 그런 노력 중 하나이다.
취준 기간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이 시기가 내 인생의 암흑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흑역사도 아니고,, 백역사 쯤 되겠지.
클라이밍을 시작한 것도 체력을 쌓는 게 목적이 아니라 몸을 움직여서 머리를 비우고 싶어서 였다.
그럼에도 남아있는 꾸덕한 덩어리들을 여기에 토해내고자 한다.
아주 즐겁지도, 신나지도 않겠지만 나의 인생은 그 자체로 기록할 가치가 있으니까!
오늘 거짓말을 하나도 안했다는 사실을 뿌듯하게 여기며 이만 줄입니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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